여행 ✈️

DAY04. 별빛가득 중세도시, 톨레도

행글이 2019. 2. 8. 13:57

2  0  1  9  년 -

하 얀 손  여 행


퇴사하면 뭐할꺼야? '그냥 한 달 유럽 여행 가려구요' 라고 무심코 뱉어버린 말이 현실이 되었다. 20후반 백수 여자의 혼자 유럽. 흔한 퇴사 후 여행기.



마드리드, 춥고 삭막한 도시 속 따뜻한 사람들


* 도시명 : 마드리드 근교-톨레도

* 여행 기간 : 2019.01.01 - 2019.01.08



D A Y  0 4.

별빛가득 중세도시, 톨레도


#별 계획없는 날

마드리드 근교도시 톨레도를 가는 날이왔다. 어제까지는 계획이 다소 명확한 편이었지만, 이 날은 톨레도를 가는 것 빼고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다. 전날 급하게 톨레도를 가는 방법을 알아보는데, 숙소에서 아토차역이 가까워서 렌페를 타고 편하게 가기로 결정했다.


숙소가 도미토리였기 때문에, 아침에 다른 사람이 깰까봐 조심스럽게 짐을 쌌다. 캐리어 지퍼를 열고, 정리를 할때마다 한 두명씩 부스럭거렸다. 같은 방 사람들에게 조금 미안했지만, 어쩔 수 없지.


근교 도시로 이동하는 날에는 늘 짐이 문제다. 톨레도에서 1박만 하고 다시 마드리드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는데, 짐을 들고가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코인 락커를 이용하자니 24시간 넘게 맡겨주는 곳은 없었다. 그래서 호스텔을 체크인 할때 하루 정도만 짐을 맡겨 줄 수 있겠냐고, 이용요금을 내겠다고 했었는데 될거라고 했었다.


그런데 체크아웃을 할때 짐을 맡겨달라고 하자, 다른 사람이 카운터에 있었는데 안된다고 했다. 하루가 넘으면 안된다는 것. 사정 사정하면서 그 다음날 아침 일찍 오겠다고 했더니, 맡아준다고 해서 무거운 캐리어를 맡기고 배낭을 메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도시 이동

렌페(고속열차)를 타고 마드리드에서 톨레도까지는 약 30분 정도였다. 창가 자리에 앉아 움직이는 풍경이 시골스러운 분위기로 바뀐걸 멍하니 보고있던 찰나에 "똘레도!"라고 안내가 나왔다.


톨레도 기차역에 도착했는데, 아침 햇살이 정교한 모양의 창문을 통과해서 바닥의 타일을 비추고 있는 모습이란... "와 여기는 기차역도 되게 예쁘네.."나도 모르게 또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톨레도 대성당

전날 만나기로한 유랑 동행을 보기 전에 먼저 혼자 톨레도 대성당을 둘러봤다. 이날 너무 추워서 패딩을 입고 다녔지만, 그래도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추운 날씨였다. 성당에서 영어 오디오 가이드를 들었는데, 귀에서 흘러 지나갔다.


이번 유럽 여행을 통들어 봤을 때, 내부 장식의 정교함이나 규모가 기억에 남는다. 기억나는 색깔은 금색이다.



#산토토메 성당

톨레도 대성당을 나온 뒤 만난 동행과 가게 된 산토토메 성당.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가는 곳은 아닌 것 같았다.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서 투어를 들었을 때 가이드 분께서 이 성당을 추천해주셨다. "톨레도에 가시면 지금 보신 화가 엘 그레코의 이 작품이 크게 전시돼있어요. 꼭 한 번 보시면 좋겠네요."


그 작품은 바로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작품을 봤다면 몰랐겠지만, 엘 그레코라는 화가의 특징과 이 작품에 얽힌 이야기들을 짤막하게 알게 되니 다르게 보였다. 특히 동행에게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을 설명해줄 때는 '아 정말 듣기 잘했네!'싶은 생각이 들었고 뿌듯했다.



#빨간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같이 다닌 동행이 꼬마 기차나 버스를 타고 싶다고 해서, 시티투어 버스를 타보기로 했다. 여태껏 여행할 때 시티투어 버스를 보기만 했지, 실제로 타본 적은 없었다. 시티투어 버스를 선택 한 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주요 장소에서 내렸다가 버스가 오면 다시 탈 수 있었는데, 이날 거의 4번은 이용했다.


톨레도는 스페인의 옛 수도로, 지금의 수도인 마드리드에 비해 훨씬 작은 도시다. 마드리드에 서울 같은 현대 도시같은 느낌이 있다면, 톨레도에는 옛스러운 모습이 가득하다. 


버스를 타면 주요 장소를 한 곳씩 소개해주면서 도시를 한바퀴 돌아볼 수 있다. 꽤 높은 지대까지 가서, 전망대에서 톨레도 시내의 모습을 한 눈에 담아 보았다.



#별빛가득 톨레도의 야경

여러 블로그에서 톨레도에 가면 꼭 파라도르(스페인 국영 호텔, 지역마다 있음) 카페에서 석양을 보며 커피를 마시라고 추천해줬다. 그런데 저녁을 너무 맛있게 먹다보니, 해가 이미 다 져버리고 난 뒤 였다. 아쉬운대로 야경이라도 보자 싶어서, 빨간색 시티 투어 버스를 다시 타고 전망대로 올라갔다.


톨레도 파라도르는 전망대에서도 위로 거의 20분 정도를 걸어가야 한다. 인도가 따로 없기 때문에, 차도 끝에 붙어서 깜깜하게 어두운 바닥을 스마트폰으로 밝혀가며 걸어갔다. 한 걸음 두걸음 걸어가다 고개를 들어 얼마나 남았는지 보려고 하려는 차에 까만 하늘에 가득찬 별을 보았다.


요새 한국의 도심에서는 별을 볼 수 있는 날이 흔치 않다. 그리고 높은 지대로 올라와서 그런지 별과 나의 거리가 가까워진 것만 같았다. 온통 새카만데 별만 혼자 멀리서 반짝이는 모습을 보며 감탄을 멈추지 못했다.


파라도르에서 본 야경도 너무 멋있었지만, 걸어 올라가면서 바라본 그 별빛이 아직도 생각이 난다. 카메라로 찍어도 잘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내 눈에 담으려고 노력했다.


나중에 누군가 내 주변에서 톨레도를 가게 된다면, 밤에 반짝이는 별과 건물들을 꼭 보고 오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기 억 에  남 는  순 간.


* 전망대에서 바라본 톨레도 시내의 전망.


* 톨레도 파라도르를 올라가면서 본 별천지.



P H O T O.


톨레도 기차역. (다음날 가서 찍었다.)


톨레도 대성당 내부.

엄청나게 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내가 가장 압도당한 작품.

이 작품은 천장까지 바라봐야 한다.


빨간색 시티투어 버스.


전망대에서 바라본 톨레도 시내.


대성당과 알카사르가 예쁘게 빛나는 톨레도 야경.



I N F O R M A T I O N.


* 시티투어 버스는 톨레도 메인 광장인 소코도베르 광장에서 현장 구매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