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0 1 9 년 -
하 얀 손 여 행
퇴사하면 뭐할꺼야? '그냥 한 달 유럽 여행 가려구요' 라고 무심코 뱉어버린 말이 현실이 되었다. 20후반 백수 여자의 혼자 유럽. 흔한 퇴사 후 여행기.
마드리드, 춥고 삭막한 도시 속 따뜻한 사람들
* 도시명 : 톨레도->마드리드
* 여행 기간 : 2019.01.01 - 2019.01.08
D A Y 0 5.
혼자라도 괜찮아
#톨레도_아침 산책의 상쾌함
톨레도에서 멋있는 야경을 본 다음날, 아침을 맞았다. 호텔 조식을 먹으러갔더니, 1월 6일이 주현절(스페인 명절, 동방박사의 날)이라 그런지 조식 메뉴에 로스꼰(주현절에 먹는 빵)이 있었다. 로스꼰은 너무 달았지만 기념하는 의미로 조금 먹었다. 아침을 든든하게 챙기고, 마드리드로 다시 향하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열차 출발 시간까지 여유가 조금 있어서, 시내에서 기차역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어제는 버스를 타고 왔던 길. 알카사르 근처로 가서 혼자 사진도 열심히 찍고, 톨레도를 둘러싸고 있는 타구스 강을 따라 찬찬히 걸어내려 갔다.
어제까지만 해도 톨레도 시내에 한국인들이 많았는데, 아침의 톨레도 외곽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조용히 거닐며 경치를 독차지 할 수 있었다. 아침의 햇살이 함께해서 더욱 상쾌했다. 간간히 조깅을 하는 외국인들과, 이제 막 톨레도에 도착한 사람들을 지나치며 다리를 건너 기차역으로 향했다.
톨레도, 안녕! 하루를 충분히 투자할 만한 곳이다. 시내 중심과 외곽에서 아침 저녁마다 각각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던 스페인의 옛 수도.
#나혼자 폭풍먹방
새로운 호스텔에 체크인을 하고, 동행에게 추천받은 음식점으로 향했다. 밥먹는 시간대를 애매하게 놓쳐서, 점저(점심&저녁)를 먹게 되었다. Mas Al Sur라는 곳에 혼자 가서 메뉴 2개와 상그리아를 한 잔 시켰다. 이렇게 예쁜 상그리아는 처음이었다. 홀짝홀짝 한 잔을 금방 비워냈다.
메뉴는 대구 요리와 감바스(하프 사이즈) 였는데, 양이 혼자 먹기엔 꽤 많았다. 하지만 음식을 남겨서 손해본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먹방 유투버처럼 오물오물 거리며 한 입 두 입 음식을 해치워 나갔다. 결국 거의 다 먹고 배가 빵빵해져서 가게를 나왔다. 많이 먹어서 살짝 고통스러웠던 와중에도 '혼자서도 엄청 잘 먹었지!' 싶어서 뿌듯했다.
#끼리끼리
저녁을 꽉채워 먹은 뒤, 전날 신청했던 야경투어를 들으러 왔다. 모이는 시간에 맞춰 솔광장에 도착했더니, 이게 웬걸. 나만 혼자 온 사람이었다. 지난번 프라도미술관 투어에서는 혼자 온 사람들이 그래도 꽤 됐는데, 이렇게 나만 혼자라니. 다들 끼리끼리 돌아다니고, 말을 걸어보기도 했지만 이미 무리가 형성되어 있어 그런지 끼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혼자가 좋은 여행자 컨셉으로 투어를 들었는데, 여지껏 혼자 다니면서 느껴본 적 없던 '소외감'과 '외로움'이 들었다. 혼자 돌아다닐 때는 그래도 씩씩하게 다녔는데, 여러 무리들 중에 혼자 다니다보니 생기게 된 것 같았다. 이런 내 마음을 숨기려고 투어 내내 쿨한척하고 가이드 님께 적극적으로 말도 걸고 사진도 찍어달라고 했다.
#혼자라도 괜찮아
혼자 여행을 다니면 종종 "어떻게 혼자 오실 생각을 하셨어요? 대단해요" 같은 말을 듣게 되는 경우가 있다. 항상 그런건 아니지만 혼자 다니기 때문에 심심하거나 외로운 마음이 들 때가 있다. 특히나 다들 무리가 있는데 나만 혼자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는 걸 깨닫게 됐다.
친화력이 넘쳐서 친구를 척척 만들면 좋겠지만, 용기를 짜내서 시도를 했는데도 뭔가 잘 이어지지 않으면 더 슬퍼진다. 그리고 그게 오늘이었다. 아직 고수 여행자의 길은 멀었다.
기 억 에 남 는 순 간.
* 알칸타라 다리를 건너서 뒤돌아서 바라본 톨레도의 지극히 평화로운 풍경. 톨레도를 감싸는 타구스 강물이 좀 더러웠던건 옥의 티.
* 야경투어 인원을 확인하는데, 나만 혼자 왔을때. 아..이게뭐람!
P H O T O.
조식. 너무 맛있었던 스페니쉬 오믈렛과
주현절에 먹는 로꼬스(아몬드 올라가있는 빵)
아침 톨레도 모습.
강변을 따라 드라이빙을 해도 너무 멋있을듯!
비주얼 깡패 상그리아.
감바스 알 아히요.
인생 감바스였다고 감히 말해 본다.
대구 요리.
감자와 치즈가 있어서 더욱 포만감을 주었던 요리였다.
(이렇게 양이 많을 줄 몰랐다.)
마드리드 솔광장의 상징, 곰 동상.
* 마드리드 타파스 음식점 Mas Al Sur
- https://goo.gl/maps/MRmkJjiQwS72
- 한국인 꽤 있는 편, 직원분 친절함.
- 상그리아 데코레이션이 예쁘고 맛있음. 감바스에 나오는 새우가 탱글탱글하고 맛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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