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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 FOO:D

오설록 1979 애프터눈티세트 후기

지인 추천으로 가보게 된 오설록 1979. 색다른 분위기와 의외로 맛있는 디저트에 감동했다. 마침 전시가 진행 중이었고, 전시 테마가 담긴 반짝반짝 금박이 섞인 디저트를 맛볼 수 있었다.

내 돈주고 갔지만 대접받는 기분에 고급스럽지만 지나치게 부담스럽진 않은 편안한 분위기가 좋았다.


애프터눈티세트는 2인 5만원으로, 네이버 예약을 통해 예약 후 참여가능하다.

https://booking.naver.com/booking/6/bizes/143896

예약이 되면 네이버를 통해 안내가 오고, 결제는 방문해서 이뤄진다.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되어 있는 오설록 1979. 오설록 프리미엄 티룸으로, 제주의 자연과 차를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다시보니 조명이 파도 느낌도 나는 것 같다. 파도가 부서질때 보이는 하얀색 거품.

안에 들어오니 조용한 분위기에 잔잔한 음악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초록초록한 디자인. 의자가 초록이지만 딥그린 컬러여서 고급스러운 느낌이 난다.

테이블에 놓여진 메뉴판. 맨 첫페이지에서 이 공간 나름대로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웰컴티로 속을 데우고 있으면,


오늘 마실 차를 선택해서 시향하고, 고르게 된다. 디저트랑 어울릴 향이 뭘까 고민고민 하다가 2가지를 골랐다.


내가 골랐던 일로향. 평소 직접 잎차를 맛볼 기회는 많이 없는데 잎을 우린 차가 이런 맛이구나 싶었다. 떫은 맛은 전혀 없었고 깔끔하고 향긋하면서 고소한 맛. 

뜨거운 물을 계속 추가할 수 있어서 디저트 먹는 내내 계속 더 달라고 했다.


깔끔한 다구. 우드 트레이 컬러도 너무 예쁘고, 통째로 집에 갖고 오고 싶었다.


다구에 감탄할 틈이 없이 첫번째 음식이 나왔다. 떡으로 만든 샌드위치와 아보카도가 있는 계란은 정말 식욕을 자극하는 맛이었다.

외국인 친구가 있다면 데려와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곧 진짜가 나타났다! 3단을 빼곡하게 채운 애프터눈 티세트. 다시 봐도 너무 감동적이다. 사실 맛보기 전이었지만 예뻐서 그냥 비주얼이 다했다 이런 느낌...


색깔도 다양하고, 전통 과자랑 현대적인 서양 과자가 섞여 조화를 이뤘다.


블로그로 검색했을 땐 이런 금박 쪼가리가 없었는데, 전시 테마가 금박이라 금이 음식에 있던 것이었다. 한식의 세계화에 디저트 방향은 딱 이런 느낌이면 좋지 않을까? 전통은 부각시키면서 현대적인 느낌도 살아있는.

기간 한정이라는 말에 마음이 더 설렜다.


위에서 바라본 영롱한 자태


금박이 있는 디저트부터 먹으라고 하셔서 먹었다. 미니 당근케익 앙증 맞고 달달했다. 개인적인 입맛에는 조금 덜 달아도 좋았겠지만, 너무 달진 않았다.


인절미 맛이 났던 마카롱. 한 개 더 먹고 싶을 정도의 맛이었다.


금 범벅 양갱도 냠냠.


버터에도 금이 있었다. 앙버터 냠냠. 초록색 스콘에서 향긋한 맛이 났다.


미니 땅콩 타르트. 호두 타르트는 먹어봤어도, 땅콩 타르트는 또 처음이었다. 고소하고 씹는 맛이 있었다.

한 입 먹고 차마시고 한 입 먹고 또 차마시고 하다 보니 차를 몇 번 리필 했는지 모른다.


단호박(?) 케익. 정확히 맛은 기억 안나는데 차가운데 적당히 부드러운 식감이었다.


데코용 꽃인줄 알았는데, 파인애플이었다. 파인애플이 이렇게 예뻐도 되나? 이빨에 꼈지만 질겅질겅 맛있게 먹었다. 이날 먹었던 음식 중에서는 가장 달았다.


난 원래 자몽을 별로 안좋아 하는데, 적당히 신 자몽 젤리를 먹으니 입 맛이 한 번 싹- 정리 됐다.


판타코타(?) 푸딩(?) 녹차 가루의 초록색 컬러감이 인상적이었다. 부드럽고 우유나 치즈에서 맛볼 수 있는 고소한 맛이 났다.

마지막으로 과자까지 우적우적 먹고 마무리를 했다.


밖에 나오니 금을 테마로 한 여러 체험 부스들이 있었다.


아모레퍼시픽 건물에서 오설록도 가보고, 전시도 체험하고, 여러가지 구경거리가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사실 2명이어도 5만원이 그렇게 싼 가격도 아니고, 달달한 디저트만 있을까봐 걱정했는데 음식의 메뉴 구성이 다양해서 여러가지 맛을 경험할 수 있었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건 디저트의 단맛에 가끔 차 맛이 디저트에 묻히는 경우도 있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샌드위치에 있었던 떡 외에 차랑 어울리는 슴슴한 떡 메뉴가 있어도 좋을 것 같다. (제주가 컨셉이니까 제주 오메기 떡이라던가.. 귤을 사용한 메뉴라던가..오미자라던가..)

오설록 뿐 아니라 아모레퍼시픽 건물 안에 돌아다니면서 구경도 할 수 있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추천 할만 했다.